< Previous286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22 불황을 극복하는 Happy Innovation 2014년 맞닥뜨렸던 37년만의 적자 충격을 1년 만에 흑자전환으로 벗어났다. 구조개혁과 임금삭감 등 임직원들이 피나는 자구노력 덕분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주변에 대한 따뜻한 손길을 거두지 않았 다. 2007년 이후 해 오던 소외계층 대상 ‘1인 1후원계좌’ 기부 규모는 불경기 속에서 오히려 늘었다. 발달장애 아동과 독거노인 행복나눔 사랑 잇기 운동 등 사회공헌 활동도 활기를 이어갔다. 287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오일쇼크 때보다 더 힘들어” 통곡하는 정유업계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유업계 생존기반 ‘흔들’ 미국 석유업체 쉐브론(Chevron), 루이지애나 지사 감원 개시 미국의 다국적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 2009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 기록 2014년 상반기에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2014년 하반기 급락세 로 전환됐다. 신문마다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위기를 일제히 기시화했다. 한국은 물론 외신도 앞다 퉈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를 보도했다. 찰나와 같은 알래스카의 여름을 지나 정제 마진과 국제유가의 동반 하락으로 세계 정유사들은 벼랑 끝에 섰다. 해외 정유업계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일본은 2014년 200억 엔(약 2,000억 원)의 정부 예산을 편성해 정유업계 구조조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5년 7월 정유업계 3위인 이데미쓰 고산(Idemitsu Kosan)은 5위인 쇼와셸(Showashell) 인수에 나섰다. 유럽은 2008 년부터 2013년 사이 하루 18억 9,800만 배럴 규모의 원유정제 설비를 폐쇄했다. 한국의 상황이라고 덜하지 않았다. 국내 정유사들은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했 다. 극한의 비용 절감과 함께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골몰했다. 가시거리 0m. SK이노베이션도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시계 제로’ 앞에 섰다. 하지만 두려워 하지 않았다. 겨울에 돌입한 알래스카를 벗어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아프리카 초원으로 경영의 무대를 완전히 바꾸기 위한 독한 혁신을 시작했다. 068. 37년 만의 적자, 위기를 혁신 동력으로 한국 정유업계는 그동안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석유제품의 60~70%를 수출하는 수출형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 석유제품은 2012년 자동차, 반도체와 선박 등을 제치고 수출 1위에 올랐 다. 2013년에는 2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수출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알래스카의 봄과 같이 초호황을 누리는 기간은 너무도 짧았다. 가장 먼저 닥친 ‘겨울 폭 풍’(Winter Storm)’은 공급과잉이었다. BP의 세계 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석유소비는 2009년 하루 평균 2,624만 배럴에서 2013년 3,047만 배럴로 16% 증가했다. 중국의 석유소비가 30%가량 증가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아시아지역 내 정제설비 규모는 하루 2,768만 배 럴에서 3,128만 배럴로 13%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정제설비 규모는 하루 평균 947만 배럴에서 1,259만 배럴로 33% 늘어났다. 국내 정유사들의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이 2014년 3월 석유제품 수출국으로 전환해 경쟁 상대로 부상한 것이다. 중국, 중동, 인도 등지에 들어서는 고도화 설비들 이 국내 설비를 압도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았다. 288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출처: 사보 <SK> 2015.3, 2016.3) 시기20132014전년 대비 매출액66조 6,695억 원65조 8,652억 원 △1.2% 영업이익1조 3,828억 원△2,312억 원적자 전환 시기20142015전년 대비 매출액65조 8,652억 원 48조 3,599억 원△26.6% 영업이익△2,312억 원1조 9,803억 원흑자 전환 경영실적 변화(2013~2014) 경영실적 변화(2014~2015) (출처: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국제유가 급등락,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나라경제> 2015.2) 120 110 100 90 80 70 60 50 브렌트유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유 국제 원유가 추이(2013~2014) 단위 : B/D 2013.13579112014.1357911289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세계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 산유국들이 공급과잉을 주도했다. 미국 셰일석유·가스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유가 하락을 무릅쓰고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2014년 상반 기 두바이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하반기로 들어서 면서 급락세로 반전했다. 2015년 1월로 접어들면서 두바이 원유가격은 배럴당 50달러선마저 붕 괴됐다. 원유와 제품가격이 모두 동반 하락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오갔다. 정제마진은 해외에 서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경유·등유 등으로 정제한 후 얻을 수 있는 수익으로서 국제적 수요와 공 급량에 따라 결정된다. 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약세의 여파는 한국 정유업계를 강타했다. SK이노베이션도 예외는 아 니었다. 2014년 매출 65조 8,652억 원, 영업손실 2,312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 대비 매출은 8,043억 원(1.2%)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 6,140억 원 줄어 적자로 전환됐다. 1977년 이래 37년 만의 첫 적자였다. SK이노베이션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전기차 배터리와 해외 석유개발에 수년째 매진해 오며 이런 상황을 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겪는 적자상황 이 당황스러웠다. 더구나 셰일혁명과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석유수요 등으로 정제마진이 언제 다 시 오를지 미지수였다. 짧은 호황, 긴 불황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도래. SK이노베이션은 한층 더 과감하고 선제적인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마른 수건까지 쥐어 짜는 혁신을 통해 불황 때 덜 잃고 호황 때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길러 생존을 확보하는 한편으로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사업구 조 혁신에 가속을 붙이기로 했다. 우선 뼈를 깎는 수익구조, 재무구조 혁신에 돌입했다. 유가와 환율 등 경제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내부역량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유가 변동성을 활용한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 췄다. 외생변수로 간주하던 유가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관리대상으로 프레임을 전환해 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기초체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원료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공장운영을 최적화하는 등 급변하는 시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였다. 2014년 말 9조 원을 상회하던 차입금 규모를 2016년 말 기준 3조 원까지 줄이며 약 6조 원을 감소시켰다.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의 시장변동성에도 견고하게 견딜 수 있는 재무구조를 확 보했다. 특히 37년 만의 적자 충격은 석유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됐다. 알래 스카의 여름이 짧은 것처럼 정유업계도 석유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줄고 있었다. 저유·탈석유화 등으로 석유·화학산업 불확실성은 계속 고조됐다. 그만큼 더욱 빠르고 강 력하게 고부가화학, 배터리사업 등 미래지향적인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2015년, SK이노베이션은 2014년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매출 48조 3,599억 원, 영업이익 1조 9,8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7조 5,053억 원(-26.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2조 290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2,115억 원 증가했다. 유가 하락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줄었으나,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정 제마진 호조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3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2014년의 부진을 불과 1년 만에 털어냈을 뿐만 아니라 2011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이 부여하는 신용등급도 이전 수준을 모두 회복했다. 그동안 사력을 다해 추진해 온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혁신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창출된 결과 였다. ‘겨울 폭풍(Winter Storm)’과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도 SKMS와 SUPEX정신(SUPEX Spirit)으로 재무장하고 구성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혁신에 박차를 가한 SK이노베이션. 위기 를 혁신동력으로 삼아 한계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펀더멘털을 만들었다. 더 놀라운 것은 한발 더 나아가 핵심·신사업 경쟁력의 계기로 삼으며 ‘진짜 혁신’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는 점이다. 069. 불황에 임금은 삭감해도 기부는 꾸준히 2014년, 37년 만의 적자에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은 임금을 자진 삭감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 탰다. 임원들은 연봉의 15%를 자진 반납했다. 직원들도 임금유연화 제도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연 봉이 삭감되는 처지에 놓였다. 2009년 도입한 임금유연화 제도는 연봉의 일정 금액을 떼어 회사 에 적립해 놓고 연말 경영실적에 따라 △세전 영업이익 3000억 원 이상 땐 ‘적립금액+적립금액 의 이자 △3000억 원 미만 땐 ‘적립금액’을 돌려받되 △세전 영업이익 적자 땐 적립금액 전체를 회사에 반납하도록 돼 있었다. ‘월급쟁이’가 월급이 깎이면 당장 지출을 줄이기 마련. 그것도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이 있 듯이 불황에 기부 인심도 얼어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 담당자도 구성원들의 자율적 기부활동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07년부터 구성원의 개인 계좌를 통해 기부할 수 있는 ‘1인 1후원계좌’ 모금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기부금액을 결정할 수 있고, 소아암 어린이, 학대 피해노인 의료비 지원, 산간오지 장애인 의족수리지원, 네팔 오지 교실 건축 등 직접 후원 분야를 선택할 수 있어 호응도 높았다. 하지만 유례없는 불황에 기부활동도 위축될 것이 자명했다. 그렇 다고 내 주머니가 가벼워지는데 기부를 강요할 수는 없었다. 자율적 기부활동이니만큼 개인의 의 지가 더 중요했다. 그러나 쓸데없는 걱정에 불과했다. SK이노베이션들 구성원들의 온정은 더 많이 줄을 이었다. 2017년에는 ‘1인 1후원계좌’ 2,000명을 돌파해 역대 최대 기부자들이 몰렸다. 총 모금액도 처음으 로 3억 원을 돌파했다. 2007년 첫 시행 이후 11년간 모금한 2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은 지역사회와 291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나눔리더스클럽 1호 가입식(2017.6) 독거노인 보호 유공단체 선정,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2017.12.7)292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소외계층에게 전달됐다. 소외된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자율적 사회공헌이 사회적 책임 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회사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도 어려운 이웃을 향해 손을 내밀어 온 SK이노베이션의 진정성은 2017 년 6월 단체판 아너 소사이어티인 나눔리더스클럽(Giving Leaders Club) 1호 선정으로 이어졌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모임과 단체들의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2017년 나눔리더스클럽을 처음으로 결성했다. 아너 소사이어티의 단체(또는 모임) 버전으로, 기 부 및 지역 사회공헌 문화에 기여한 기업 봉사모임이나 사회공익 단체 등을 회원으로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라는 경영철학하에 전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기부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 기업들의 사회공헌에 모범이 되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최태원 회장 등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고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 제고에 전사적 역량을 쏟으면서 구성원들 역시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Happy Innovation에 즐겁게 동참했다. 070. 발달장애아동·독거노인과 행복나눔 사랑잇기 SK이노베이션은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 장하는 것을 기업경영의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삼았다. 사회공헌의 방향도 ‘지속적으로 행복을 만 들어 나누는 기업’을 지향했다. ‘Happinnovation(Happiness+Innovation)’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았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단순한 시혜적 지원을 넘어 사회적 기업, 지역상생과 같이 근본적인 사회문 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2004년부터 전사 차원에서 ‘SK1004단’이라는 이름으로 자원 봉사단을 조직해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온 것도 ‘지속가능한 행복’을 사회에 널 리 퍼뜨리기 위한 Happinnovation 차원이었다. 2016년부터는 전 구성원 1인 1참여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자원봉사문화가 사회공헌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점점 줄어드는 자원봉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함이었다. 특히 독거노인과 발달장애아동을 중점지원 분야로 선정했다. 발달장애아동의 사회적응력 향상 대상발달장애아동독거노인 목표 일상생활 자립을 위한 사회적응훈련 사회적 고립감 완화 및 자존감 회복 주요 활동 현장체험학습 및 사회적응훈련 문화·공연 프로그램 제공 및 독거노인 구성원 결연 (출처: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구성원 자원봉사 추진체계293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과 독거노인의 정서적 지지기반 확보에 자원봉사 역량을 집중했다. 이를 통해 사회문제에 더욱 근 본적인 접근을 하고자 한 것이다. 독거노인에게는 사회적 고립감 완화와 자존감 회복이 중요했다. 2016년 독거노인종합지원센 터를 중심으로 7개 기관과 협력해 독거노인 1,000여 명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발달장애아 동 대상으로는 일상생활 자립을 위한 사회적 적응력 향상을 주제로 자원봉사활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해 나갔다. 2016년에는 특수학교 등 19개 기관과 연계해 발달장애아동 570여 명이 참여했다.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와 ‘독거노인사랑잇기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 인 취약계층 독거노인과 결연을 맺고 정기적인 가정방문을 진행했다.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독 거노인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면서 독거노인의 사회적 가족이자, 든든한 지원자로 함께했다. 또 2017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실종아동 찾기 사업’에 참여해 실종아동 찾기에 적극 나섰 다. 실종 아동 문제로 해당 가정의 고통은 물론 사회적인 고통도 매우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후원 금 전달은 물론 그룹 인트라넷과 블로그도 연계해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방문 고객들도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New 도전 CHAPTER 4. DEEP CHANGE 23. 공격적 투자로 딥 체인지 2.0 24. 사회적 가치 경영으로 딥 체인지 노조위원장 INTERVIEW | SK이노베이션 이성훈 노조위원장 25. 새 판 짜는 산유국의 꿈 CEO INTERVIEW | SK어스온 명성 사장 26. 미국-중국-유럽, 글로벌 Top3를 향한 전진 CEO INTERVIEW | SK온 지동섭 사장 27. 소통으로 기업가치를 리딩하라 28. CES에서 SK이노베이션이 선보인 미래 29. 글로벌 소재 솔루션기업을 향해 CEO INTERVIEW | SK아이이테크놀로지 노재석 사장 30. 글로벌-친환경으로 미래를 열다 CEO INTERVIEW |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서석원 사장 31. 관습의 벽을 허물다 32. 구성원이 회사 변화를 주도하다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