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276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21 배터리 기술 개발, 끊임없는 혁신 ‘플러그를 꽂는 곳, 그 어디라도 유전이 되게 하자’ 국내 에너지·화학종합기업다운 TV 광고문구였다. 배터리 개발은 일찌감치 착수했지만 양산체제 구축이 다소 늦었던 SK이노베이션은 새로운 독자기술 로 배터리시장의 판도를 흔들며 경쟁자들을 추월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리 튬 이온전지의 핵심소재인 분리막사업이 대표적이다. 관련 생산시설을 근래 공격적으로 늘림으로써 이 분야의 세계 1위 등극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277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길을 더럽히지 않고 냄새도 없는 친환경 탈 것이 나왔습니다.’ 전기차가 아니다. 가솔린 자동차의 등장을 알리는 1900년대 초반의 광고 카피다. 아이러니하 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가솔린 자동차가 친환경이라니….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교통수단이던 마차는 말의 배설물과 냄새를 동반해 사람들이 거리를 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때문에 오히려 석유를 태우는 것이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리고 오늘날 전기차는 진짜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20세기의 자동차가 휘발유 로 움직였다면 21세기의 자동차는 배터리로 달린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장거리 레이스에 한창이다. 그 핵 심주자가 바로 ‘전기차 배터리’다. 어찌 보면 SK이노베이션의 전통 주력사업 분야인 정유업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2차전지사업. 휘발유로 달리는 자동차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전기차이기 때문 이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초기 정유사업을 구상했을 때처럼 30년 후를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 해답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이었다. “우리에게 유전은 참 멀리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플러그를 꽂는 곳 그 어디라도 유전이 되게 하자고.” (SK이노베이션 기업광고 ‘리튬이온전지’ 편, 2010) 광고는 어느새 현실이 되고 있다. 20세기에도, 21세기에도 SK에너지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에 너지를 책임지고 있다. 065. 베이징 APEC 공식 행사차량 선정 2014년 기준,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까지 연평균 35%, 리튬이온전지의 성장률은 50%가량 늘 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특히 중국은 정부가 심각한 대기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을 적극 추진 중이었다. 2020년까지 누적 기준 50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 세계 최대 전 기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됐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는 데 중국시장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전략 적 요충지였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가동했다. 중국 내 자동차와 소재 분야 최고 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과 함께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닻을 올렸다. 2013년 4월 22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베이징자 동차그룹은 중국 4대 메이저 자동차 회사 중 하나로, 2013년 17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베 이징전공은 LCD, 집적회로 등 전자소재를 생산하며 세계 5위, 중국 1위의 LCD 패널 생산업체로 278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2014 APEC 공식 행사차량으로 선정된 전기차 센바오(Sehnbao EV) 베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과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2013.7.5)279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SK는 중국 배터리사업 교두보 확보에 큰 기대를 가졌다. 이날 체결식에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중국 내 자동차와 전자 소재 분야에서 최고 전문성을 가진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전공,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강자인 SK의 만남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며 적극적인 의지 를 나타냈다. 합작법인 설립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투자의향서 교환 3개월 만인 2013년 7월 5일 베 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만만디(慢慢的)’로 대표되는 중국에서 이처럼 단기간에 사업이 성사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그만큼 중국 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전기차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고, SK이노베이션 은 정확히 이를 꿰뚫는 인사이트를 발휘했던 것이다. 아직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없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중국으로 가는 길의 포문을 연 빛나는 도전이었다. 2013년 12월 합작법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Beijing BESK Technology)’가 설립됐다. SK이 노베이션 40%, 베이징전공 41%, 베이징자동차 19%의 지분율로, 베이징 현지에 2014년 연간 전 기차 1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이 서산 전기차 배터리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을 공급하면, 베이징전공은 배 터리 팩 생산을 책임지고, 베이징자동차는 합작법인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개발을 주 도하는 삼각체제였다. 3개사의 각 영역별 기술력과 사업경험 등이 더해져 더 크게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2014년 11월 10~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그 실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합작법인 BESK가 생산한 배터리 팩을 탑재한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센바오(Sehnbao EV)’ 50대가 공식 행사차량으로 베이징 곳곳을 누볐다.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 배터리기술이 집약된 37.5KWh급 배터리 팩을 탑재해 최고 160km/h, 최대 200km의 거리를 운행할 수 있었다. 센바오 전기차가 최정상급 글로벌 리더들이 모이는 행사의 공식 행사 차량으로 선정됨에 따라 이 차에 탑재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기술의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또 BESK를 통해 전기차 2,000여 대 분량의 배터리 셀을 베이징자동차에 공급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 략에 순조롭게 가속이 붙는 듯했다. 그러나 2016년 뜻하지 않은 장애물이 등장했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대상을 축소하면서 주 문량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 60%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 합작사 측이 공장가동 중단 방침을 정하 면서 2017년 BESK의 공장 가동을 멈춰야 했다. 2019년, SK이노베이션은 지분율을 기존 40%에서 49%로 끌어올리며 다시 중국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중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더욱 힘쓰며 중국 전기차 배 터리사업 확대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280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066. 세계 최초 배터리 개발사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한·중·일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이 압도적으로 큰 시장과 정 부 지원에 힘입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테슬라와 손잡은 파나소닉을 비롯해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회사들과 배터리회사들이 손잡고 있다. 한국은 SK를 비롯한 LG, 삼성 등 굴지의 기업들 이 모두 나서 중국·일본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중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처음으로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양산체제 구축에 조금 늦어 후발주자의 한계에 봉착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한순간에 도태될 수도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산업이 과거 반도체산업과 유사하다는 판단을 빠르게 내렸다. 한발 앞 선 기술을 먼저 도입해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해야 다른 경쟁사들을 따돌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2012년 서산 배터리공장 준공과 함께 대덕 1호 라인을 포함해 총 300MWh를 확보한 이후 선제 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4년 만인 2016년 기가 시대를 연 배경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독자기술로 배터리시장의 판도를 흔들며 경쟁자들을 추월하는 전략 에 집중했다. 배터리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안정성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밀도 증가와 생산 경제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를 목표로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배터리 충전 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 즉 똑같 은 부피 안에 얼마나 많은 전기량을 넣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배터리의 구성요소는 양극 재, 음극재, 중간의 분리막, 전해액인데, 업계는 양극재 기술을 중심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양극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이라는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중 니켈 함량을 얼마만큼 포함시키느냐가 배터리 성능 향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기존 양극재의 경우 니켈 함량이 30~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더 많은 니켈 함량이 들어간 양극재와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신공법을 개발했 다. 그 결과 전체적인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을 60%, 20%, 20%로 배합한 NCM622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개발해냈다. 2014년 역 시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해 기아자동차의 ‘쏘울 EV’에 탑재했다. 경쟁사 대비 셀 에너지 밀도가 30%가량 높았다. 한 번 충전하면 148km를 주행할 수 있고, 급속 충전 시간도 최대 33분으로 빠 르게 충전할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의 고유 기술로 만든 CCS(Ceramic Coating Separator) 분리 막을 적용해 안전성까지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한 NCM622 배터리는 점차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 아 갔다. 그 가운데 업계에서는 다시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격화됐다. 설상가상 원자재 가격 281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문제까지 대두했다.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가 격이 급등했다. 특히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정 불안 여파로 코발트 국제가격이 니켈 가격의 약 6배까지 상승했다. 코발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과 공 급문제가 덜한 니켈의 비율을 확대한 NCM811 배터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NCM811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NCM811 은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핵심소재인 니켈, 코발트, 망간을 8대1대1 비율로 구성한 배터리다. 에 너지 밀도에 영향을 미치는 니켈 함량을 80%까지 높이고, 코발트 비중은 10% 수준으로 줄인 것 이 특징이다. NCM622 배터리 용량이 180mAh/g 수준인 것과 비교해 NCM811은 200mAh/g 이 상으로 용량을 높일 수 있었다. 경쟁사들도 앞다퉈 NCM811 배터리 개발에 나선 상황. SK이노베이션은 2016년 세계 최초로 NCM811 배터리를 개발하고 2018년 역시 세계 최초로 양산에 나섰다. NCM622에 이어 NCM811 까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것, 이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의미했다. 니켈 함량 이 높아지면 전해액과 반응이 활발해져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바깥쪽 니켈 함량을 줄이고 중심부 니켈 함량을 높인 구조의 양극재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또 양극 재를 알루미늄 소재로 특수코팅하는 방식을 채택해 에너지 안정성, 제품 안전성 등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에서 니켈 함량을 높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에 대응했다. NCM811 배터리는 완충 시 약 350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100km 이상 주행 최재원 수석 부회장 배터리사업장 방문 당시 친필 메시지(2017.4.24)282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SK온이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된 포드의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2021.5) Memoir 60주년 추억담 LiBS 상업화를 위해 뛰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수행 SK아이이테크놀로지 Global생산본부장 ● 신입 1년 차에 처음 설계한 LPG 저장탱크 및 Pumping system을 울산 CLX에 설치하고 시운전까지 문제없이 완료되었을 때의 성취감과 안도감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30주 년 때 입사했는데 벌써 60주년이라니… 30년 동안 혁신을 거듭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굳건히 Top의 자리를 지키고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의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속한 SKIET의 시작점이 된 LiBS 상업화를 위해 뛰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초기 작은 팀에서 지금의 회사 규모가 되도록 혁신에 힘쓴 점을 인정받아 SUPEX 대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부합된 사업에 몸담으면서 회사의 성장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쁠 따름입니다. 남은 재직기간 제가 몸담은 사업이 지속 성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소망입니 다. 혁신과 도전으로 창립 100주년에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톱 회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83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을 위해 도전을 이어갔다. 목표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의 ‘끝판 왕’ 격인 NCM9 ½ ½ (구반반)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 개발. NCM9 ½ ½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90%, 5%, 5%로, 에너지 밀도를 최소 670Wh/ℓ 이상으로 높일 수 있어 1회 충전에 500km 이상 달릴 수 있었다. 2019년, SK이노베이션은 다시 한번 세계 최초 배터리 개발 역사를 써내려 갔다. 세계 최초의 NCM9 ½ ½ 배터리 개발 성공!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독자기술을 통해 머리카락의 25분의 1 수준인 5μm 두께로 얇으면서도 튼튼한 분리막을 만들 었다. 배터리 제조공정에서는 ‘Z폴딩’ 기법을 도입해 안전성을 높였다. Z폴딩은 양극과 음극 사이 로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지나도록 하여 양극과 음극을 완전히 포개는 형태로 감싼다. 두 소재가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저히 줄이고 고속 생산체계에서도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어 독보적인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21년 6월 서울 강남 코엑스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Inter Battery)’에서 SK이 노베이션의 NCM9 ½ ½ 배터리를 탑재할 미국 포드의 F-150가 전시됐다. F-150은 미국에서 39 년 연속으로 전체 차량 중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포드의 주력 모델이자 미국 자동차를 대표하 는 차량이다. 내연기관의 힘과 내구성을 중요시하던 픽업트럭이 SK이노베이션의 NCM9 ½ ½ 배 터리를 탑재해 전기차로 전환된다는 상징성에 모두가 크게 주목했다. SK이노베이션이 NCM622에 이어 NCM811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새 장을 열어온 전기차 배 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 이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리튬이온 배터리로 꼽히는 NCM9 ½ ½ 배 터리와 함께 궁극으로 접어들고 있다. 067. 배터리 분리막 세계시장 1위 도전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최초의 배터리 개발사를 계속 써내려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독자 개발한 분리막이다.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2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반 건전지와는 다 르다. 외부전원으로 공급받은 전류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과 정에서 생성된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반영구적이다. 충전 물질에 따라 니켈전지, 이온전지, 리튬이온전지, 폴리머전지 등으로 나뉘는데,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 Ion Battery)가 2차전지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LiBS로 구성되는데, LiBS는 양극과 음극 간의 접합을 방지하면서도 이온의 흐름은 가능하도록 100만 분의 1m 단위의 얇은 고분자 필름으로 만들어지 는 것이 특징이다. 이 얇은 막 하나가 리튬이온전지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하기 전만 해도 일본업체들이 분리막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284 CHAPTER 3. NEW VALUE 글로벌 일류 에너지·화학기업을 향한 도전 2009-2016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국내 최초, 세계 3번째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LiBS를 독자 개발했다. 그것도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습식 LiBS 개발이었다. LiBS는 공정에 따라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된다. 물리적 방식으로 기공구조를 형성하는 건 식공정보다 화학적 방식으로 더욱 균일한 기공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습식공정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했다. 건식에 비해 제조비용이 다소 높지만, 품질과 강도가 우수해 세계 분리막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류 제품이었다. 2005년 1월 충북 청주공장 1호 라인에서 첫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2007년에는 LiBS 제2생산라인을 추가로 가동했다. 휴대폰과 노트북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LiBS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추가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 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한파가 불어닥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 가 경제 공황기를 겪고 있던 그때 ‘투자’라는 말은 꺼내기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소재기술을 내재화하지 못하면 배터리사업의 속도전, 기술전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 SK이노베이션은 LiBS 사업의 확대를 결단했다. 2010년 10월 충북 증평공장(LiBS 4·5호 생산라인) 준공식을 갖고 LiBS의 본격 양산체제를 구 축했다. 이에 따라 연간 1억 600만 ㎡의 LiBS 생산규모를 확보했다. LiBS에 대한 선제 투자는 여 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2년 10월 6·7호 생산라인을 준공함으로써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춘 글 로벌 메이저 LiBS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2005년 상업화에 들어간 지 불과 8년 만이었다. 7호 라 인까지 가동하며 서울을 300번 이상 덮을 수 있는 연간 1억 7,160만 ㎡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1 위, 세계 3위로 성장한 것이다. 시기내용 2005 청주 LiBS 공장 1호기 상업가동 시작 2007청주 LiBS 공장 2호기 가동 2009 청주 LiBS 공장 3호기 가동 2010 증평 LiBS 공장 4·5호기 가동 2011증평 LiBS 공장 CCS 1호기 가동 2012 증평 LiBS 공장 6·7호기 가동 2013 증평 LiBS 공장 CCS 2호기 가동 2014 증평 LiBS 공장 8·9호기 가동 2017 증평 LiBS 공장 CCS 3·4호기 가동 2018 증평 LiBS 공장 10·11호기 가동 LiBS 사업 연혁285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나아가 리튬이온전지의 핵심소재인 LiBS와 완제품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안정 적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그룹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는 역사적인 터닝 포인트였다. 선제적으로 시장을 내다본 적시성 있는 투자는 큰 힘을 발휘했다. 2013년, SK이노베이션은 시 장점유율 17%를 차지했다. 업계 1위인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와의 격차를 좁히며 세계 2 위 자리에 올랐다. 상업개발에 성공한 지 불과 10년 만의 쾌거였다. 소재강국을 향한 SK이노베이션의 도전은 2011년 세계 최초의 CCS 상업화라는 결실도 낳았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iBS의 단면 또는 양면에 자체개발한 혼합 무기물층을 보강해 CCS를 개발 했다. 배터리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내열성과 관통 성능을 크게 높일 있었다. 따라서 일반 습식 분 리막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의 수요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세계 최초의 NCM811 배 터리 개발도 CCS가 있어 가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등 리튬이온전지의 핵심소재인 분리막사업을 세계 1위로 키 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4년 LiBS 8·9호 생산라인에 이어 2017년 CCS 3·4호 생산라인, 2018년 LiBS 10· 11호 생산라인를 연달아 추가 증설했다. 분리막 생산능력을 연간 총 3억 3,000 만 ㎡로 크게 확대하며 배터리 분리막 세계시장 1위 등극의 청신호를 밝혔다.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