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156 CHAPTER 2. UNIVERSAL SK 이름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에너지·화학사업 선도 1997-2008 11 신약·EV 배터리 R&D 끝없는 도전 SK의 중추신경계 R&D는 우울증, 간질 치료제를 시작으로 정신분열증, 불안증 등 치료제로 확장되었 다. 석유화학과 정보기술(IT)에 이어 생명공학 및 바이오기술(BT)을 그룹 3대 성장축으로 삼아 심혈 을 기울였다. 전기차 2차전지 분야에서는 리튬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LiBS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오 랜 기간 일본업체들의 독무대였지만 SK의 폴리머 기반기술이 국산화에 한몫 했다. 157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SK에너지는 독일 다임러 그룹 글로벌 하이브리드 센터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미쓰비시 후소 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24일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 급업체 선정은 국내 및 일본 배터리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얻어진 것으로 SK에너지의 배터리 수준이 세계적 수준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계기가 됐다고 SK에너지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선정에는 세계 세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소재 제조기술 과 30년 이상 축적된 박막 코팅 기술, 배터리 팩·모듈 제조기술 등 SK에너지의 리튬이온전지 관 련 소재 및 제품의 제조 기술력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도 리튬이온전지,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배터리 팩·모듈 등 소재와 전지·배터리 팩 제조의 핵심기술들을 동시에 보 유한 업체는 SK에너지가 유일하다.” (<전자신문>, 2009.10.2) 2009년 10월 24일, SK에너지가 전기차 배터리 첫 수출에 성공했다. 종합에너지 혁신 설계 27 년 만에 이룩한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 되돌아보면 당시 최종현 선대회장의 혜안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82년 12월 9일, 유공 과·부장 간담회에서 종합에너지 혁신 설계도를 제시하면서 “정유 뿐만 아니라 석탄, 가스, 전기, 태양에너지, 원자력, 에너지축적 배터리 시스템 등도 포함되는데, 우 리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모든 사업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언급한 ‘에너지축적 배터 리 시스템’이 지금의 전기차 배터리로 진화한 것이었다. SK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기술은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기술과 리튬폴리머전지(LiPB) 기 술이었다. SK주식회사는 국내 최대 에너지·화학기업으로서 LiBS 개발에 필수적 기반기술인 폴리 머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LiBS 개발에 성공했다. SKC 역시 리튬이 온전지(LIB) 제조기술의 핵심인 코팅과 조립기술을 비디오테이프 생산공정을 통해 이미 확보하고 있어, 리튬폴리머전지(LiPB)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석유화학 기술로 전기 차 핵심기술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27년 전에 내다본 셈이었다. 031. 기약 없는 긴 여정, 바이오 신화에 도전 “최종현 선대회장이 연구·개발(R&D)에 주력하며 바이오산업의 기틀을 닦았다면 최태원 회장은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그는 미국에 설립했던 연구소에서 R&D 성과물이 나 타나자 연구소를 의약개발전문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중국에도 별도의 연구소를 설립했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났다. SK는 뇌전증 치료제인 카리스바메이트를 개 발해 1999년 임상 1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을 했지만, 2008년 FDA 허가 단계에서 승인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출시가 무산된 직후 최 회장은 오히려 존슨158 CHAPTER 2. UNIVERSAL SK 이름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에너지·화학사업 선도 1997-2008 앤드존슨과 벨기에 제약업체 UCB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의 인력을 영입하고 투자를 지속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갔다. 2007년 SK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도 최태원 회장은 신약개발 조직은 지주회사인 SK(주) 아래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자회사로 분사시켰다가는 제대로 된 지원 을 받지 못할 수 있어 지주사 보호 아래에 두고 중장기적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SK는 2011년 SK주식회사의 사업부서였던 라이프사이언스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SK바이오팜 을 출범시켰다. 독립 법인이 되면서 SK바이오팜은 더 많은 투자와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틀이 갖춰졌다. 최태원 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찾아 연구 진을 격려하고 R&D 투자액을 증가시키면서 바이오산업의 내실을 다져 나갔다.” (<문화일보>, 2020.7.13) 우울증 치료제(YKP10A), 간질치료제(YKP509) 개발로 시작된 SK주식회사의 중추신경계 R&D 는 이후 우울증 치료제(YKP581), 정신분열증 치료제(YKP1358), 불안증 치료제(YKP3089) 개발로 이어졌다. YKP581는 2002년 전(前)임상 개발을 완료하고, 2003년 또다시 미국 FDA로부터 임상 시험 승인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YKP1358 역시 2003년 FDA 임상시험 승인 획득 이후 임상 1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비교 약물보다 10배 정도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고, 동물실험에서 도 기존 약물에 비해 3배 이상 향상된 치료계수를 나타냈다. YKP1358에 이어 YKP3089도 2005 년 전임상 개발을 완료하고 2005년 FDA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한 후 미국 현지에서 임상 1상 시 험에 들어갔다. 이 시기 SK주식회사는 중추신경계 R&D에 이어 바이오 기반의 생명과학사업을 강화했다. 그 과 정에서는 최고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생명과학사업의 잠재적인 성장성을 인식한 최고경영 진의 의지에 따라 SK주식회사는 1999년 미국에 있던 CPG(Corporate Planning Group)를 통해 생 명과학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 이듬해인 2000년 초 지난 1년간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IT(정보통신)에 이어 BT(생명과학)가 산 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 최고경영진은 화학, 정보통신에 이어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3대 성 장축으로 설정했다. 바이오사업 강화 방침에 따라 SK주식회사는 ‘세계적 제약회사 도약’을 목표로 정하고, 기능 유전체학 분야에 투자를 집중했다. 기능 유전체학은 질병의 발현과 치유과정에 유전자나 단백질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밝히는 방법론으로,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바이오의 핵심 R&D 분야이다. 독자 적인 기능 유전체학 기술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SK주식회사는 GOM, 화학유전체학, 세포신호전달 연구 등의 3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GOM 프로젝트는 동양에서 오랜 기간 경험적으로 확인한 생약을 활용해 질병의 치유 원리를 규명하는 R&D를 의미한다. 2001년 1월부터 7월까지 바이오벤처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암을 대상159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검증을 수행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암 관련 유전자 단백질뿐 아니라 새로 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전자를 발견함으로써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화학유전체 프로젝트는 질병 현상을 보이는 인간세포에 화학물질을 반응시킬 때 나타나는 세 포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로, SK주식회사는 미국에 바이오벤처를 설립해 연구인력 채용과 주요 기술도입 등의 활동을 수행해 나가기로 했다. 세포신호전달 연구는 질병의 발병 과정 에서 일어나는 세포 내 생물학적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질병 발현 경로 및 표적 단백질을 발굴하 는 연구 분야이다. SK주식회사는 이화여대와 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개념의 산학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질병 관련 표적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SK주식회사는 3대 사업화 프로젝트와 더불어 벤처투자와 네트워킹 활동을 중심으로 인프라 구 조화도 병행했다. 2000년부터 20여 개의 바이오벤처에 대한 직접 투자와 국내외 유명 바이오펀 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통해 2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왔으며, 대덕기술원에 벤처육성센터를 설립 해 유망한 기술을 가진 초기단계의 벤처도 양성해 왔다. 2002년 SK주식회사의 바이오 R&D는 또 한번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한다. 2002년 8월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산업을 꾸준히 육성,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분야가 그룹의 중심축이 될 수 있 도록 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사내 5개로 나눠졌던 라이 프사이언스(Life Science) 조직을 통합하는 등 사업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이때 신 설된 바이오팜사업부가 SK주식회사의 생명과학사업을 주도해 나갔다. 이후 바이오팜사업부는 2011년 4월 바이오 전문 독립법인으로 설립되는 SK바이오팜으로 성장한다. 시기내용 1996 우울증 치료제 ‘YKP10A’ 개발 1998 간질 치료제 ‘YKP509’ 개발. 한국 최초 미 FDA 임상실험 승인 1999 바이오 사업 추진. 미국 CPG 타당성조사 착수 2000 화학, 정보통신에 이어 바이오사업 그룹 3대 성장축으로 설정 GOM, 화학유전체학, 세포신호전달 연구 등 3개 프로젝트 추진 2002우울증 치료제(YKP581) 전(前)임상 개발 완료 라이프 사이언스 조직 통합. 바이오팜사업부 출범(현 SK바이오팜) 2002.8 최태원 회장 바이오 장기비전 제시 2002.11 SK상하이신약개발연구소 설립. 한미일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 2003 YKP581 미국 FDA 임상시험 승인 획득 정신분열증 치료제(YKP1358) FDA 임상시험 승인 획득 2003 불안증 치료제(YKP3089) 전임상 개발 완료. FDA 임상시험 승인 획득 신약개발 성장 과정160 CHAPTER 2. UNIVERSAL SK 이름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에너지·화학사업 선도 1997-2008 바이오팜사업부 출범과 함께 한국·미국·중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R&D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2002년 11월 중국의 민간 의약인 중약(中藥, 중국 전통 천연의약) 사업을 생명과학사업의 핵심 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중국 상하이에 ‘SK상하이신약개발연구소’(SK Bio- Phamaceutical Tech Shanghai Co.Lte)를 설립했다. 이로써 대덕기술원은 기존의 중추신경계 의약을, 상하이연구소는 중약에 기반한 천연물 의약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뉴저지 의약개발센터는 이들 신약 후보 물질 의 임상실험을 수행하는 SK주식회사의 새로운 신약개발 체제가 갖춰졌다. “SK는 11월 28일 중국 상하이 푸둥 지구에서 SK주식회사 황두열 부회장과 SK차이나 셰청 대표 가 참석한 가운데 ‘SK상하이신약개발연구소’ 개소식을 가졌다. 이 연구소는 중국 현지법인인 SK 차이나와 SK주식회사가 50 대 50 합작으로 설립했으며, 중약의 현대적 상품화와 중추신경계 계 통에 대한 한·중·미 합동연구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SK는 이를 위해 중국 상하이시와 공동으로 40만 달러 규모의 바이오펀드를 조성했다. SK는 지 난해 상하이에서 열린 그룹 CEO세미나에서 생명과학 분야를 중국 3대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뒤, 상하이시와 각각 20만 달러씩을 출연해 생명과학 분야에 투자할 바이오펀드를 조성했다. SK는 올해 40만 달러를 시작으로, 향후 3년 간 총 120만 달러 규모의 바이오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성된 펀드는 상하이 푸둥 지구에 위치한 상하이신약개발연구소에 연구지원비로 제공되며, 수 행된 연구실적은 해당 연구소와 상하이시, SK가 공동으로 권리를 갖는다.” (사보 <SK>, 2002.12) 032. 2차전지 분리막 국내 최초 개발 “SK주식회사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2차전지인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소재인 세퍼레이터 (Separator)를 독자 개발하고, 12월 30일 사업화에 본격 착수했다. 지금까지 세계 세퍼레이터 시장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등이 양분해 왔다. 따라서 휴대전화와 노트북PC 등 휴대용 정보통신기기 사용의 증가로 인해 급증하고 있던 리튬이온 전지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세퍼레이터의 국산화는 물론 안정적인 공급 물량 확대가 시급히 요구돼 왔다. 이에 SK주식회사는 40여 년간 축적해온 화학기술과 최첨단 나노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지난해 부터 세퍼레이터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현재 SK기술원 내에 설치한 시험 생산설비를 통해 시제 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주식회사는 현재 시험 생산설비를 기초로 양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 으며, 내년 중에는 양산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기술이 일본 기술과는 차별화된 것이어서 관련 기술에 대해 국내외에 특허도 출원해 놓은 상태이다.” (사보 <SK>, 2005.1)161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Memoir 60주년 추억담 SK바이오팜 뉴저지 본사에 행복날개 달던 기억 김우형 SK이노베이션 Financial Innovation Group 리더 ● 1993년 유공 신약개발사업부에서 출발한 SK바 이오팜은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 FDA 신약판매 허가를 받고, 뇌전증 치료제를 미국 환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글로벌 제약사로 컸습니다. 저는 2006년 4월 미국 뉴저지의 SK바이오팜 본사 파견 주재원으로 3년 2개월 근무하였습니다. 저 빼고 모두 현지채용 미국인이었죠. 당시는 삼성과 LG의 LED TV가 미국 내 최대 가전양판점인 Best Buy 등에서 소 니 등 일본제품을 제치고 잘 나가기 되기 시작할 때입니다. SK를 조금이라도 각인할 방법은 없을까 욕심이 났습니다. SK바이오팜은 뉴저지 208 고속도로 옆 눈에 잘 띄지 않는 2층짜리 건물에 있었지요. 건물에 SK행복날개 발광 로고 를 달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조명 반사로 인한 사고위험 조사와 지방정부 공청회 같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습니다. 어렵사리 행복날개 조명이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M&A 전문가로서 회사의 Biz transformation과 혁신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크고 작은 성취가 있을 때마다 저를 비쳐주는 행복날개였습니다. 충북 증평산업단지 내 LiBS 4·5호기 준공식(2010.10)162 CHAPTER 2. UNIVERSAL SK 이름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에너지·화학사업 선도 1997-2008 석유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로 그린 에너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SK주식회사는 다양한 대체에너지와 신소재 연구개발에 집중했고, 이를 통해 정유업체를 넘어 차세대 에너지기 업으로의 혁신도 도모했다. 그 과정에서 LiBS 독자개발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LiBS는 리튬전지의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고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기공을 통해 리튬 이온을 통과할 수 있게 하는 미세다공성 고분자 필름으로, 전지의 성능과 안전성을 부여하는 리 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소재이다. LiBS 사업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이 독점하고 있었다. 일본 의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두 회사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따라서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는 휴대전화, 노트북PC 등 휴대용 정보통신기기의 생산 증가로 리튬전 지 수요가 폭발하자, 안정적인 공급 물량 확대와 함께 기술 국산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었다. SK주식회사가 꿈의 신기술 LiBS의 국산화에 나선 건 2003년이었다. 국내에는 해의당 기술경 험자가 전무한 상태여서 개발팀은 원료선정에서 제품생산, 품질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에 의존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SK주식회사는 국내 최대 에너지·화학기업으로서 LiBS 개발에 필수적 기반기술인 폴리머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것이 단기간 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었다. 또 통상적인 연구개발 과정 대신 실험실 단계와 양산체제 단계의 연구를 동시에 진행 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 R&D전략도 주효했다. 결국 40여 년간 축적해온 석유·화학기술과 최첨단 나노 테크놀로지(Nano Technology)를 적용 한 덕에, 2004년 말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마침내 극 일을 통해 원천기술 국산화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SK주식회사는 2004년 12월 30일부터 사업화에 착수했고, 시제품을 생산해 국내외 유수의 리 튬전지 완제품 업체들로부터 적용 테스트를 받은 결과, 물성과 생산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기존 일본제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품질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차별화된 품질 및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5년 대한민국 기술대상과 2006년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SK주식회사는 2005년부터 상업 생산을 본격화했다. 충북 청주에서 LiBS 1호기가 상업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2007년 2호기, 2009년 3호기를 가동해 해마다 생산량을 늘려 나갔다. 2000년 대 말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생산설비를 더욱 확장했다. 2009 년 충북 증평산업단지에 22만 ㎡의 용지를 마련하고 신규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했다. 이어서 2010년 7월 4·5호기가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그 결과 SK주식회사는 연간 총 1억 600만 ㎡의 생 산 규모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12년 또 한번의 대규모 확장이 있었다. 충북 증평산업단지에 신규 6·7호기 LiBS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1억 7,160만 ㎡의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춤으로써 SK주식회사는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 어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리튬전지의 핵심소재인 LiBS와 완제품인 전기 차용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안정적인 수직계열화도 구축할 수 있었다. 특히 도전적인 목표 설163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정과 그에 따른 과감한 투자계획의 수립, 또한 이를 승인한 경영층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있었기에 LiBS 사업 성공할 수 있었다. 033. 그린 앵커링의 시작, 미래를 위한 투자 배터리사업 “SK주식회사가 12월 1일 최태원 회장과 신헌철 사장, 조순 이사 등 사내·외 이사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SK모바일에너지(SKME)에 대한 600억 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SK주식회사는 90% 내외의 SKME 지분을 확보하 게 된다. 출자금액인 600억 원은 이달 중순에 출자돼 모두 LiPB 신규 설비 증설에 사용될 예정이 며, SKME는 이를 통해 내년까지 월 200만 셀(Cell) 규모의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 면 SKME는 내년까지 월 375만 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SK주식회사는 SKME의 LiPB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에 진행 중인 HEV용 배터리 개발 등 차세 대 에너지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주식회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의 에너지원으로 손꼽히고 있는 리튬2차전지의 핵심부품이 될 LiBS 제조 기술력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로 LiPB의 원활한 확보가 가능하게 돼 SK주식회사의 차세 대 에너지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iPB의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6,000억 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2008년에는 8,000억 원 대까지 시장이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장세 속에 LiPB의 200만 셀 규 모 설비 확충은 SKME의 수익력 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주식회사는 단기적 으로 SKME의 설비 증설을 통해 LiPB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HEV(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사보 <SK>, 2005.12) 리튬전지의 핵심소재인 LiBS 기술력을 확보한 SK주식회사는 차세대 혁신기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에도 선도적으로 나섰다. 2000년대 공급 과잉으로 제품 수요와 생산이 위축되면서 전통적인 산업 영역인 석유화학 분야의 사업다각화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각국의 이산화탄 소 감축정책에 힘입어 대체에너지 시장이 미래의 산업지형도를 바꿔놓을 유망사업으로 부각되고 있었다. 이때 SK주식회사가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새롭게 주목한 분야는 친환경 전기자 동차용 배터리사업이었다. 우선 SK주식회사는 중·대형 배터리 사업 육성을 위해 친환경 배터리 시스템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04년 미래형 자동차 개발 국책과제에 주관기관으로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전기164 CHAPTER 2. UNIVERSAL SK 이름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에너지·화학사업 선도 1997-2008 자동차(HEV, Hybrid Electric Vehicle)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2년간의 노력 끝에 완 료했다. 독자 개발한 배터리 시스템을 실제로 차량에 장착해 시험한 결과, 기존 배터리보다 10% 이상 효율이 향상되는 성과를 얻었다. 2008년에도 SK주식회사는 정부가 친환경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를 국가 신성장동력사업 과제 로 정하고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할 때, 여러 관련 업체와 함께 공동개발 에 참여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순수 전기자동차 등 다양 한 형태의 전기자동차 과제에 참여하면서 자체적으로는 관련 기술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고, 이 를 통해 국가 친환경 전기자동차 기술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한편 당시 그룹 내에서는 SK주식회사 외에 휴대폰 제조 등 전자정보 제품 사업을 준비하던 SKC 가 2차전지 사업에 진출, 리튬폴리머전지(LiPB)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2차전지 사업을 전개하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개발했던 리튬이온전지(Lib)의 경우,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일본 선두업체들의 견제와 물량 공세 때문에 단가가 계속 하락해 우리가 예상 했던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이대로 순순히 물 러날 수는 없었다.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차세대 2차전지라 불리던 LiPB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 중하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몇 차례 실패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01년 3월 우리는 독자방식의 LiPB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SKC LiPB 제품과 제조공정 방식이 업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순간 2차전지 업계의 기린아로 떠오른 것이었다.” (SKC 리튬이온폴리머전지 개발, 그 숨은 이야기, 사보 <SK>, 2002.4) SKC가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것은 1996년이었다. 리튬이온전지(Lib) 제조기술의 핵심은 코팅 과 조립기술로, 제조공정이 비디오테이프 생산공정과 거의 일치했다. 지난 20년간 비디오테이프 제조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축적한 SKC로서는 리튬이온전지 사업화를 위한 설비투자 와 양산기술 확보 측면에서 다른 업체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SKC는 미국 뉴저지와 천안공장 내에 리튬폴리머전지만을 전담하는 R&D센터를 설치, 기술개발 에 박차를 가해 1998년 8월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성공했으며, 2001년 3월에는 차세대 2차전지 라 불리던 LiPB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후 2002년 3월 천안공장에 월 25만 셀 규모의 리튬폴리머전지 조립생산설비를 갖추고, 상 업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2년 5월 2차전지 제품 중 세계 최초로 리튬폴리머전지에 대한 미 국방성 제품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최초로 미 국방부의 2차전지 개발 프 로젝트를 수행하게 되면서 SKC는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었다. 2003년까지 125만 셀 생산능력을 갖췄고, 2005년까지 생산능력을 300만 셀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SKC는 2005년 들어 휴대폰사업의 매각과 함께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165 SK INNOVATION 60YEARS HISTORY BOOK 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리튬폴리머전지 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시도했다. 그 결과 2005년 11월 SK 모바일에너지(SKME)가 탄생했다. SKME는 출범과 함께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지만, 모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았다.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사업의 선 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결국 SK주식회사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룹 내 2차전지사업 통합에 나섰 고, 2005년 12월 SKME를 인수함으로써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2차전지사업의 통합과 SKME 인수는 SK주식회사 전기자동차 배터리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촉진했다. 시기내용 1982 종합에너지기업(에너지축적배터리시스템 포함) 선언 1983 업계 최초 기술지원연구소 설립 1985 울산 연구소 건물 완공 1986 경영계획 내 배터리사업 명시 1991태양전지를 활용한 3륜 전기차 개발 성공 1993 1회 충전으로 120km 달릴 수 있는 축전기 개발(당시 국내 연구기관의 경우 100km 미만) 1996 SKC 2차전지사업 추진 1998.8 SKC 리튬이온전지 개발 성공 2001.3 SKC 리튬폴리머전지(LiPB) 개발 성공 2002.3LiPB 본격 생산 2002.5 LiPB 세계 최초 미 국방성 제품 승인 획득 2003 리튬이온배터리용 분리막(LiBS) 개발 추진 2004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 LiBS 독자기술 개발 성공 미래형 자동차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참여 2005 LiBS 대한민국 기술대상, LiBS 1호기 상업 가동 2005.11 SKC LiBS 물적 분할, SK모바일에너지(SKME) 설립 2005.12 배터리 선택과 집중, SK주식회사 SKME 인수 합병 2006 LiBS 장영실상 수상 2007 LiBS 2호기 상업 가동 2008 친환경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스템 개발 정책과제 참여 2009 LiBS 3호기 상업 가동 2010LiBS 4, 5호기 상업 가동(증평) 2012 LiBS 6, 7호기 상업 가동(총 1억 7,160만 ㎡ 생산규모 확보) 전기차 배터리 기술개발 과정Next >